“전주 시내 꽉 잡던” 딸 보내고 아빠는 꿈을 꾼다[퇴근하지 못한 당신을 기다리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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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7-25 14:35 조회 29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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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23일, 순성씨의 전화가 울렸다. 경찰서에서 수연이가 죽었다고 했다. 콜센터에 현장실습을 나가던 수연이가 전날 새벽 저수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7명을 상대해도 지지 않던 딸이 무언가에 꺾였다. 순성씨는 수연이를 무너지게 한 것을 찾아 나섰다.
전주에서 나고 자란 순성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는 양봉업자였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도 해봤지만 “앉아서 펜대만 굴리는 일”은 영 머리가 아프고 맞지 않았다. 10여년간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를 따라 꿀을 채취하던 순성씨는 서른다섯에 아내를 만났다. 연애를 시작한 지 반년 만에 결혼한 순성씨는 전주에 정착해 우유 대리점을 시작했다. 아들과 딸이 차례로 태어났다. 여름엔 물놀이를, 겨울엔 눈놀이를 가는 평온한 계절이 이어졌다.
수연이는 몸으로 하는 일에 유독 타고났다. 무용을 하던 엄마를 닮아 키도 크고 예뻤다. 어린이집에 가면 무리 가운데 툭 불거져 나온 수연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전국 단위 체육 대회에 육상 선수로 나간 수연이는 다른 학교 체육 교사로부터 배구를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배구에 곧잘 재미를 붙인 수연이는 선수를 꿈꿨다.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배구부 선배 2명이 수연이를 비롯한 후배들을 때리고 괴롭히는 일이 일어났다. 순성씨는 다른 부모들과 함께 학교를 찾아갔다. 배구를 그만두게 할지 망설이는 부모들 틈에서 순성씨는 가장 먼저 수연이의 의사를 물었다. 수연이는 “참으면서 배구를 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순성씨는 딸의 결정이 자못 아쉬웠지만 그러라고 했다. 가해자들에게 “너희 가시내들 내 눈에 띄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한 순성씨는 수연이를 데리고 학교를 나왔다.
배구를 그만둔 수연이는 어디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했다. “좀 논다 싶은 일진 애들”도 자꾸 수연이에게 시비를 걸었다. “엄마를 닮아 불같은 성격”의 수연이는 참지 않았다. 친구를 괴롭히는 애들을 말리다 몸싸움을 벌이기도 일쑤였다. 몇 번 경찰서에 불려간 순성씨는 수연이에게 말했다. “수연아, 너보다 약한 애들은 네가 보호를 하지 못할망정 때리는 짓은 하지 말아라. 그건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들이다. 너보다 센 놈한테 깨지면 그건 아빠가 물어주겠다.”
순성씨의 말대로 수연이는 친구들을 아꼈다. 특성화고에 진학한 수연이가 콜센터에 현장실습을 나간 후에도 친구들은 수연이가 모이자고 하면 바로 모였다. 그런 수연이가 떠난 뒤 장례식장엔 “전주 시내에 까분다고 하는 애들”은 다 왔다. 자리가 모자라 방을 하나 더 빌릴 정도였다. 수연이가 아끼고 수연이를 아끼던 친구들이 순성씨한테 말했다. “수연이가 회사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대기업이라고 했다. 엘지유플러스(LGU+) 고객센터라기에 순성씨는 근로계약서에 사인을 해줬다. 애완동물학과로 진학한 수연이가 왜 콜센터로 가는지 의문이었지만 학교에선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순성씨는 “네가 하고 싶은 거 뭐든 아빠가 시켜줄 테니 3년만 다녀보고 정 하기 싫으면 그만두라”고 했다. 수연이는 알겠다고 했다. 가끔 “콜 수(고객 응대 횟수)를 못 채워서 깜지를 써야 한다”, “돈을 제대로 안 준다”고 했는데 그게 화근일지 몰랐다. ‘단순한 자살이 아니구나.’ 순성씨는 억척스럽던 수연이를 무너지게 한 실체를 좇아 거리로 나섰다.
순성씨는 전주에서 서울까지 매일같이 오가며 수연이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수연이가 ‘욕받이’로 불리는 해지 방어 부서에서 일한 사실, 이중 계약으로 최저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사실 등이 알려졌다. 현장실습생의 처우에 대한 문제가 보도됐다. 서로 책임을 미루던 교육청과 고용노동부는 뒤늦게 근로 감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연이가 일했던 하청업체 엘비(LB)휴넷은 6월이 돼서야 순성씨와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원청인 엘지유플러스는 사과하지 않았다. 그 후로도 또 많은 현장실습생이 제지 공장에서, 바다에서, 돼지농장에서 죽었다. 그 죽음들을 볼 때면 순성씨는 8년 전 수연이를 보낸 순간으로 되돌아간다.
“우리나라는 절대 안 바뀌어요. 지금도 한 달에 수십 명이 죽잖아요. 젊은 애들이 막 죽는데 법은 변하질 않아요. 법이 있어 봤자 기업은 돈 몇 푼 내고 집행유예로 나오는데요. 정부가 바뀌어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에는 노동자 편을 조금 들겠죠. 그러다가 결국엔 기업 편으로 들어가요. ‘약자로 태어난 사람은 평생 약자로 살아라.’ 이런 식이에요.”
순성씨의 아내는 정신과를 오가다 수연이를 잃은 해 10월 뇌출혈로 떠났다. 딸과 아내를 보낸 순성씨는 전라도의 외딴 섬으로 홀로 들어갔다. “나는 투사도 아니고 노동 운동가도 아니”라는 순성씨는 사람이 싫어 섬에 들어갔지만 산업재해가 발생한 현장엔 달려간다. “자식 먼저 보낸 부모 가슴이 어떤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알아서 유가족 곁에 그저 있어준다. 불면증 때문에 약을 먹고 잠들면 한 달에도 몇 번씩 수연이가 꿈에 찾아온다. 꿈에서 수연이는 어릴 적 아빠를 잘 따르던 모습 그대로다. 겨울날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것도 마음이 쓰여 아침저녁으로 데리러 갔던 딸, “미안한 것도 후회되는 것도 없을 만큼 하고 싶은 건 다 하게 해줬던” 사랑스러운 사고뭉치 수연이가 꿈속에서 순성씨를 향해 달려온다.
고통에 관한 서구의 지배적 서사‘백인 남성’에 특권적 지위 부여발언 권력·신뢰 획득에 더 유리
스스로 ‘역차별 피해자’라 주장상대 흠집 내고 의심하게 만들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2018년 9월27일 미국 팔로알토대 교수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가 상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했다. 블래시 포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해 7월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브렛 캐버노가 30년 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항소법원 판사였던 캐버노는 곧장 반격했다. 그는 블래시 포드의 증언은 ‘중상모략’이자 ‘인격 살해’라면서 “겁먹고 대법관 후보에서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성폭행 가해자인 브렛 캐버노가 자신을 피해자의 자리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블래시 포드의 위증 때문에 자신과 가족의 삶이 무너져내렸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여성 세 명의 비슷한 증언이 나왔지만 캐버노의 연방대법관 임명을 막지 못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언어를 전유함으로써 더 많은 권력을 획득한 사례다.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릴리 출리아라키 지음 | 성원 옮김은행나무 | 312쪽 | 1만9500원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는 우리 시대 ‘피해자성(victimhood)’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살핀 책이다. 저자인 릴리 출리아라키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2024년 출간된 이 책으로 국제커뮤니케이션학과 최고단행본상을 받았다.
피해자성은 타인에 의해 고통이나 억압, 차별이나 폭력을 당한 상태를 가리킨다. 흔히 고통받는 피해자라고 하면 여성이나 어린이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들을 떠올리지만,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피해자성이 권력자들에 의해 무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백인 남성 엘리트인 캐버노는 “자신을 고통받는 자로 연출하여 여성 피해자의 증언에 흠집을 내고 그 동기에 의심이 쏟아지게” 만들었다.
저자는 근대 이후 발생한 대규모 전쟁에서 피해자성이 어떻게 재현됐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서구 사회의 피해자성이 본래부터 강자에게 유리한 담론이었음을 드러낸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한 개인의 고통과 피해에 관한 지배적 서사는 거의 언제나 비백인이나 여성 등 약자의 고통을 지우고 강자인 백인 남성의 피해를 부각했다.
남북전쟁과 양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등 산업화 이후 전쟁에서는 많은 남성 군인들이 사망하거나 살아남았더라도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 정신의학자들은 이들의 고통을 분석하기 위해 셸 쇼크,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같은 개념들을 고안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취급은 차별적이었다. 남북전쟁의 경우 전사한 백인 군인들은 남군과 북군을 막론하고 국가 통합을 위한 희생자로 기려졌지만 “흑인 군인들의 죽음은 인정도, 추모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남북전쟁 이후에도 흑인 시민들은 여전히 배제, 굴종, 린치, 박해에 시달렸다”.
1000만명 이상의 군인이 사망한 1차 세계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사회는 영국 군인들의 정신 이상 증세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지만 영국군 부대에서 싸운 인도인 군인들에 대해서는 “셸 쇼크가 전무했다”는 입장이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흑인 군인들을 ‘정신력이 허약하다’고 치부했다. 백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트라우마’라는 의미가 부여됐지만 유색인의 고통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무대로 한 ‘안보전쟁’은 더욱 기만적이었다. 미군은 이들 지역에서 각기 탈레반과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민중을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전쟁을 수행했다. 그러나 교전 중 우발적으로 아프간 소년을 사살한 미군의 개인적 고통은 ‘도덕적 상해’(도덕적 신념이나 윤리적 가치관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느끼는 심리적 고통)라는 이름으로 연민의 대상이 된 반면, 해당 소년의 이름이나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다. 가해자 미군의 고통만이 가시화된 것이다.
저자는 “백인 남성의 고통에 이렇게 특권을 부여하고 참혹한 폭력과 치유의 순환 고리가 활성화된 덕분에 남성들은 ‘증언의 자격’이라는 유산을 부분적으로라도 부여받았다”고 지적한다. “덕분에 고통을 주장해봤자 역사적으로 인정받은 적이 별로 없는 여성들과는 달리, 남성들은 고통과 고난을 호소할 때 신뢰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여성들과 유사하게 비백인 자아들은 발언할 권력도 갖지 못하고 그들의 희생, 고통, 상실을 인정·추모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싸우고 죽는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같은 우익 포퓰리스트들은 이처럼 강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피해자 서사의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인물들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소득층의 고통을 외면하고 마스크 의무 착용에 불만을 느낀 극우 세력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고통의 플랫폼화’가 전개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여성들의 ‘미투’ 운동의 진지이기도 하지만, “페미니즘을 성인 남성과 소년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남성 혐오 운동으로” 묘사하는 남초 커뮤니티들이 즐비한 공간이기도 하다. “바이럴리티(확산성)를 추구하는 플랫폼의 성향은 그 주장을 펼치는 사람은 누구이고 그 주장들이 어떤 폭력의 맥락에서 제기되는지는 묻지 않은 채 이미 인기 있는 고난의 주장들을 계속 증폭할 뿐이다.”
저자의 주장은 권력자들이 스스로를 역차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한국에서도 시의성을 갖는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인 ‘6·27’ 대책 발표 이후 4주째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 대선 전후 들썩인 세종·충북 지역 아파트값도 모두 보합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4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7월 셋째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올라 전주(0.19%)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서울 주요 자치구별로 보면 대체로 전주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초구(0.32%→0.28%)와 강남구(0.15%→0.14%)는 지난주에 이어 오름세가 둔화했고, 성동구(0.45%→0.37%), 양천구(0.29%→0.27%), 용산구(0.26%→0.24%) 등도 상승 폭이 줄었다.
다만 서울 자치구 중 송파구와 중랑구, 강서구 등 3곳은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송파구는 이번주 0.43% 올라 전주(0.36%)보다 상승 폭이 다시 커졌다. 송파구는 전세가도 0.23% 상승해 서울 전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랑구(0.03%→0.05%), 강서구(0.09%→0.13%)도 소폭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서울 송파구 등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 및 대단지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됐으나,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고 거래가 감소하며 서울 전체 상승폭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전국 평균도 0.01% 상승에 그쳤다.
수도권 전체로는 직전 주 0.07%에서 0.06%로 상승률이 소폭 하락했다. 서울과 경기(0.02%)는 가격이 올랐고 인천은 0.02% 내렸다. 경기도에서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과천(0.39%→0.38%)과 성남시 분당구(0.40%→0.35%)도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올 들어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보였던 세종시와 충북은 이번주 보합(0%)으로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선와다’를 상대로 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특허관리 전문기업 튤립 이노베이션은 지난 17일 독일에서 진행된 배터리 전극 및 분리막 기술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고 24일 밝혔다.
독일 법원은 전기차 ‘다치아 스프링’에 탑재된 선와다의 ‘각형 배터리’가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특허는 ‘전극 조립체 구조 특허’로, 코팅 분리막을 활용해 층층이 쌓여 있는 전극층이 분리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일체화된 전극 조립체를 형성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중국 기업들이 역량을 집중하는 각형 배터리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고출력·고용량 배터리 개발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독일 법원은 선와다에 해당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의 독일 내 판매 금지, 잔여 배터리의 회수 및 폐기, 관련 회계자료 제공, 손해배상 조치 등을 명령했다.
이번 판결로 LG에너지솔루션은 선와다 상대 특허 소송에서 3번째로 승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두 건의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 당시 소송으로 독일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처음으로 판매 금지 판결이 내려졌다.
선와다는 1997년 설립된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ESS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SNE리서치 기준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 10위를 기록했으며 지리자동차, 르노-닛산, 둥펑자동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의 표준을 제시하는 ‘룰 세터’(Rule-setter)로서 고유의 기술을 보호하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을 주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죄가 그렇게 무거운 건지. 벌금도 너무 과중합니다.”
24일 오후 2시50분 인천지법 부천지원 351호 법정에 선 60대 피고인 A씨가 말했다. 약 5분간 이어진 그의 최후진술에서 반성이나 사과의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A싸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5·18 특별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기소돼 이날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5·18은 북괴가 전면 남침의 마중물 수단으로 일으켰다. 성공하면 남침으로 연결됐다” “살인기계급으로 양성한 공작요원 600명이 광주에 파견돼 광주교도소를 공격하다가 490명이 하룻밤 사이에 몰살당했다”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5.18 관련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이미 두 차례 벌금 1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검찰은 이날 그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이번 재판에서도 내내 그는 여전히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A씨는 “5·18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의문을 제기하는 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알아야 하지 않느냐”면서 “그런 생각에서 특정인의 발언을 공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발언을 한 당사자는 정작 처벌받았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서 “내용을 발표한 당사자는 그러한데, 이 내용을 공유한 것이 죄가 큰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생활이 어려운 편인데 벌써 5·18로만 세 번째 재판에 서게 됐다. 1년 전부터는 블로그에 글도 안쓰고 있다”면서 “우리가 무엇이 옳은 건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A씨가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데는 5.18 특별법 위반행위에 대한 처분이 너무 가볍기때문인 측면도 있다. 특별법에서는 법 위반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수사당국이 인지수사나 기획수사를 벌이는 일도 거의 없다. A씨의 경우 일반 시민인 이주원씨가 고발을 통해 법정에 세웠다. 이씨는 “이번 재판에서는 검찰이 실형을 구형하긴 했지만 여전히 처벌 수위가 약한 것 같다”면서 “위법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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