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하는어플 KBS 이사 국회 추천 100% → 40%…‘공영방송 독립’ 기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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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8-07 09:34 조회 4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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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언론개혁의 핵심을 담고 있다. 이로써 1987년 민주화 이후 38년 동안 유지되던 방송법의 기본 틀이 처음으로 바뀌게 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압과 길들이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기 위한 전기를 맞이했다. 다만 여야 합의 없이 통과돼 ‘법적 안정성’이 낮고, 여전히 정권이 맘만 먹으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멍’이 존재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중 이날 가장 먼저 처리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에 ‘정치적 후견주의’를 축소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국회가 모두 추천했던 한국방송(KBS)의 이사 수를 기존 11명에서 15명으로 늘리고, 국회 추천 몫을 줄였다. 국회 6명, 시청자위원회 2명, 임직원 3명,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2명, 변호사 단체 2명이다.
국회 추천 몫은 의석에 따라 배분하는데 현재 의석수를 기준으로 여당인 민주당 몫은 4명(전체 이사 대비 27%)이 된다. 사장 선임이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여당이 독단적으로 할 수 없는 구조다. 방송문화진흥회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역시 같은 취지를 담고 있다.
사장 및 보도 책임자 선임 과정도 투명화했다.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사추위)를 설치해 KBS 사장을 사추위가 추천한 복수의 후보자 가운데 재적 이사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뽑도록 했다.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추위가 3명 이하의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기 때문에 사장 선출 과정에 주권자인 국민의 참여를 보장한다. 아울러 노사 동수로 구성하는 편성위원회를 두고 의결을 거쳐 편성 규약을 제·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기자, PD의 자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보도 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제도 도입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은 십수년 동안 논의됐지만 입법은 번번이 실패했다. 윤석열 정부는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을 2차례나 거부권 행사로 무산시키기도 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 언론의 역사를 바꾸는 중대한 전환점이자,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방송 민주화를 위한 새로운 길의 시작”이라며 “방송법 개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에 관한 논란을 종식하려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의 이사 추천 비율이 여전히 높고, 이사 추천 권한을 새로 부여받은 방송·미디어 학회와 변호사 단체 등이 정권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 이사 추천권을 가진 학회와 단체 역시 방송통신위원회 규칙으로 정하게 돼 있어 정권의 영향력이 작용할 수 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어떤 단체가 추천권을 행사할지에 대한 부분이 명확하지 않고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는데, 시행령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정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강행됐기 때문에 위헌 시비가 있을 수 있고, 정권이 바뀌었을 때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점이 남는다”며 운영 과정에서 타협과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흡사 사회단체나 노동조합의 성명서 같기도 한 말들이 대통령의 입에서 쏟아져나왔다. 정부 부처가 움직이는 속도도 예사롭지 않았다. 대통령이 지게차에 묶인 이주노동자의 영상을 언급하자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제 개선 방안 검토를 시작했다. 반복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언급하자 법무부와 금융위원회까지 거들며 방책을 내고 기업 임직원이 넙죽 고개를 숙였다. 스토킹 피해 신고로도 막지 못한 여성 살해 사건을 언급하자 경찰은 접근금지 대상자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나섰다. 힘없는 사람들도 조금은 사람대접받으며 사는 세상이 오려나 기대가 모이기도 한다.
정작 내 마음은 그리 설레지 않는다. 그 속도나 밀도는 남다르지만 낯설지 않은 풍경이라서다. 어떤 사건에 사회적 이목이 쏠리면 조사, 감독, 검토, 대책 강구와 같은 것들이 한 차례 휩쓸고 간다. 하지만 유사한 상황과 사건은 기어이 찾아온다. 정부의 분주함에 진심이나 의지가 부족한 탓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변화가 시작되는 곳을 자꾸 놓치기 때문이다. 세상의 많은 문제들은 강자가 제 유리한 위치를 빌려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는 구도로 드러난다. 그래서 강자의 횡포를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때로는 어르고 달래는 것이 해법으로 보인다. 약자가 부조리한 상황에 대처할 힘을 증강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인권침해가 발생한 사업장을 열심히 규제해도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옮길 자유는 주지 않는 식이다. 대책은 실패하고 문제는 반복된다.
“소수자, 약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에 대통령이 분노하는 것의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 하지만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은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는다. 납득할 수 없는 차별과 무시와 강요가 다반사인 일상이 전후좌우에 있다. 괴롭히지 말라는데 멈추지 않고 다시 연락하지 말라는데 집 앞까지 찾아온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만하라고, 가라고, 멈추겠다고, 입속에서 몇번이나 연습한 말을 주저앉히는 것이 눈앞의 상대만은 아니다.
이주민에게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있는 정치인의 장관 후보자 지명 같은 것들이 모두 신호가 된다. 세상은 네 편이 아닐 거라고, 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네가 불리해질 거라고. 다른 신호가 필요하다. 당신이 사람으로 동등하게 대접받지 못한다고 여긴다면 언제든 기꺼이 말하라는 신호.
이재명 대통령이 소수자와 약자의 처지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차별금지법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내게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민주당은 차별금지법 발의를 철회하거나 회피할 때도 혐오표현방지법은 곧잘 발의했다. 혐오표현과 차별이 서로 강화하는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두 법은 궁극적으로 유사한 목표를 향한다. 보수 개신교의 반발을 산다는 점에서도 별 차이는 없다. 하지만 누구의 권한을 강화하느냐에 차이가 있다. 혐오표현방지법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같은 공적 기구에 혐오표현을 규제할 권한을 준다. 차별금지법은 누구든 차별을 당했다고 여기는 사람이 그 부당함을 주장할 권한을 준다. 추진할 결심이 다른 이유는 보수 개신교 눈치 보기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약자가 더 크게 더 많이 말하는 세상보다 약자를 대신해 자신들이 말하는 세상이면 충분한 듯싶다.
약자는 약한 자가 아니다. 약한 위치에 내몰리는 사람들이다. 나 같은 사람은 어쩔 수 없다고 느끼는 동안은 나를 숨기고 말을 참고 세상을 쫓아가는 것이 자신을 지킬 방법이 된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이 자꾸 당하는 이유가 내게 있지 않음이 자명해지는 어떤 순간이 오고야 만다. 나를 내모는 세상을 그대로 둘 수 없게 되고 저마다 속도는 다를지언정 멈출 수 없게 된다. 변화는 언제나 약자로부터 시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힘없고 곤궁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의 품격을 보여준다”고 했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힘없고 곤궁한 처지에 있는 이들이 얼마나 소란을 일으킬 수 있는지가 사회의 품격을 보여준다.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선언을 계속 환기하며 약자의 시선과 목소리로 세상을 점검하고 고쳐가자는 법이다.
다음주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납득할 수 있을까? 지난겨울을 거치며 차별금지법 없는 세상에 머무를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차별금지법을 만들지 말지 논의할 시간은 지났다. 이제 어떤 차별금지법을 만들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 언제나 그렇듯 약자들은 이미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5일 이른바 ‘방송 3법’ 중 두 번째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했다. 6일 0시 7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면서 당일 종료된 역대 세 번째 필리버스터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MBC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방문진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4시52분 시작됐다. 첫 주자로 MBC 사장 출신인 김장겸 의원이 나섰다. 그는 MBC 사장 시절인 2012년 파업을 주도한 노조원들을 취재·제작 부서에서 배제하는 인사를 한 것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23년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 의원은 방송 3법에 대해 “민주당 소수가 밀실에서 군사작전하듯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노총(민주노총) 언론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가 책임은 경영진에 전가하고 모든 방송의 경영 전반에 관여하는 전가의 보도를 쥐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단에 서자마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을 장황하게 말하다 여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지를 받았다. 그는 “이춘석 위원장이 (법사위에서) 방문진법을 통과시켜줬는데, MBC가 오늘 메인 뉴스에 이걸 비중 있게 보도 안 한다에 베팅하겠다”고 응수했다.
이날 필리버스터는 7시간 남짓 진행되고 6일 0시 종료됐다. 7월 임시국회가 5일 끝나기 때문에 회기 종료로 더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가 당일 종료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22년 4월 민주당이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정권 이양 전 통과시키기 위해 필리버스터 당일 임시국회 회기를 끝내는 ‘회기 쪼개기’를 하면서 두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연달아 다음날 0시 종료됐다. 김 의원은 6일 0시까지 토론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의석에 앉아 토론을 듣는 동료 의원들이 너무 적어 빈축을 샀다. 이날 방송 3법의 첫 번째 법안인 방송법에 대한 표결이 끝나고, 방문진법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의원 대다수는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남은 의원은 20명 정도였다.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국민의힘에서도 본회의장 자리를 지킨 의원이 약 10명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조당 약 20명씩 5개 조로 나뉘어 본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는데, 그 절반밖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날 아침 국민의힘 의석에는 배현진 의원 한 명만 자리에 앉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진행된 방송법 필리버스터에서는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이날 오전 7시부터 종료 때까지 9시간 동안 발언했다. 필리버스터는 국민의힘이 신청했는데 민주당에서 가장 길게 피날레를 장식한 것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필리버스터 회의론이 나왔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솔직히 휴가철이라 필리버스터의 여론전 효과는 거의 없어 보이는데, 이것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5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전 대변인 조사를 토대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결과가 보고되던 당시 회의 상황을 구체화 할 방침이다.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채 상병 특검팀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으로 출석했다. 전 대변인은 ‘박정훈 대령(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국방부 괴문서는 누구 지시로 작성됐나’는 취재진의 질의에 “제가 작성하지 않았다”며 “누가 작성을 지시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국방부 괴문서는 2023년 10월 무렵 국방부 국방정책관실 등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해병대 수사단 초동조사결과의 문제점, 이첩보류 지시의 정당성과 함께 장관의 이첩보류 지시가 적법한 권한 행사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전 대변인은 이어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 결과를 장관에 보고할 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입장이 그대로냐’는 물음에는 “네”라고 답했다. 그는 ‘해병대 수사단이 처음 이 전 장관에게 수사결과를 보고했을 때와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결과보고가 다른 것에 이상한 점 못 느꼈냐’는 질의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 대변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전 대변인은 2023년 7월30일 해병대 수사단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 배석했다. 이 자리에는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허태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도 배석했다.
전 대변인은 2023년 8월2일 오후 1시30분쯤 이 전 장관 주재로 열린 회의에도 참석했다. 이날 국방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한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기록을 회수해왔다. 특검팀은 전 대변인을 상대로 당시 이 전 장관이 회의 석상에서 한 발언, 구체적인 지시 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국방부 괴문서의 작성 경위도 캐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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