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캄차카 강진에도 비교적 낮았던 파도···‘초대형 쓰나미’ 왜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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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8-03 09:44 조회 5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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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에 따르면 이번 캄차카 지진 당시 진앙 근처 쓰나미 높이는 최고 4.5m 정도였다. 일본 대부분 연안에선 30~90㎝, 하와이 연안에선 1.5m∼1.8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했다.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경우는 있었으나 중대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자연재해 전문가인 티나 듀라 버지니아공대 교수는 “(지진) 규모에 비하면 (쓰나미가) 약간 작았다”고 WP에 말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1)은 현지에서 최대 30m 높이의 대형 쓰나미를 일으켜 약 1만5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캄차카반도에서 1952년 발생한 규모 9.0 지진 때는 약 2000명이 숨졌고 하와이도 큰 피해를 입었다.
디에고 멜가 미국 오리건대 캐스케이디아 지진과학센터 소장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이 “엄청난 규모”이긴 했지만 “2011년 지진은 더 거대했다”며 규모 차이가 쓰나미 위력의 차이를 만들었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규모 8.8과 9.1은 비슷해 보이지만 지진 규모는 로그 스케일을 따라 정하기 때문에 에너지 크기로는 약 3배 차이가 난다. 다만 그는 정확한 분석은 위성 자료 검토와 현장 조사 등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층 이동의 변화가 적었을 수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이번 지진에선 약 480㎞에 달하는 단층선을 따라 지반이 6~9m 정도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일본 대지진 때는 비슷한 길이의 단층선을 따라 지반이 최대 45m 이동했다.
러시아 쓰나미 전문가 비아체슬라프 구시아코프는 대규모 해저 산사태가 부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저 산사태는 퇴적물과 암석을 물속에서 이동시켜 쓰나미 에너지를 최대 90%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이 때문에 1952년 캄차카반도 강진 쓰나미가 하와이까지 강타했다는 설이 있다. 쓰나미 에너지가 태평양 쪽을 향하다가 미 캘리포니아 등에 도달했을 때쯤엔 파괴력이 대부분 소멸한 것도 피해를 줄인 요인으로 꼽힌다.
지진 전문가인 주디스 허버드 코넬대 방문 조교수는 경보 및 예방 태세가 과거보다 발전한 것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주민 190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던 일본은 이후 단계적으로 쓰나미 경보를 주의보로 전환했으며 31일 오후 4시30분 쓰나미 주의보도 모두 해제했다.
12·3 불법 계엄 당시 ‘경향신문 등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언론 관련 단체들이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와 경향신문·한겨레지부·MBC본부는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다”며 법원에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소방청 등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건네며 지시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조지호 경찰청장과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했고, 이 통화에서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실제 단전·단수 조치가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이 지시가 소방청장을 거쳐 중간 간부 등에게 전달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된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언론 단체들은 이날 회견에서 당시 이 전 장관 지시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강조했다. 조성은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계엄 당일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은 허위 선동 금지, 계엄사 통제,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등 언론 전체에 실존적·비가역적 위해를 가하려는 시도였다”며 “이는 단순한 언론 자유 침해를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부정하려 했던 자들에게 어떤 결과가 돌아가는지 후세에 남겨야 한다”며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김인 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장은 “이 전 장관은 위헌·위법한 계엄에 가담한 정황이 매우 뚜렷한데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법원이 사건을 무겁게 바라보고 엄단해 주길 간곡히 청원한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경향신문 구성원들은 이미 윤석열 정권에서 고초를 겪었다.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충분히 취재한 기사 보도에 대해서도 악의적 명예 훼손이라며 수사 대상이 됐고, 검찰은 기자 개인 주거지를 압수수색을 하기까지 했다”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이행됐다면 기자들은 당시 수사 선상에 올라있던 만큼 실체적 공포와 위협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에 대한 통제가 성공했다면 언론 자유가 마비돼 계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컸다”라고 덧붙였다.
전성관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 전 장관의 행위는 공영방송의 숨통을 끊으려 한 것이고, 이는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에 대한 명백한 탄압 행위”라며 “공영방송은 물론 구성원 모두의 삶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려 했던 이 전 장관의 구속을 호소한다”고 했다.
이들은 회견을 마친 뒤 법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심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하 조치를 또다시 90일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미·중이 당분간 극단적 충돌도, 획기적 진전도 없는 줄다리기 모드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협상 대표단 일원인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은 2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날부터 진행된 무역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중·미 양국의 합의에 따라 양국은 미국 상호관세 24% 부분과 중국 반격 조치의 계속 유예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중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회담에서 상대에게 부과한 고율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씩 90일간 인하하기로 합의했는데 이 조치를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측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몇 가지 기술적인 세부 사항이 남았다”면서도 회담에 대해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에게 전화를 방금 받았는데 중국과 회의가 매우 잘됐다고 했다. 결과가 꽤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루스소셜에서 “인도는 8월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받게 되며, 추가 벌칙도 적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희토류 등 통제 땐 서로 타격…충돌·양보 대신 ‘현상 유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은 이번이 세 번째다. 타협은 어렵지만 극단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 역시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율 관세와 희토류·반도체 수출 통제가 서로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장원둥 코넬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양측 모두 지금 당장은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둘 다 대화하는 것으로 비치면서도 양보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중은 향후 90일 동안 정상 간 담판 등을 통해 돌파구 마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올해 말 전”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미·중 정상의 대면 회동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모든 움직임은 (11월) 추수감사절 연휴 전에 이뤄질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생명은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클리어링’의 지분 75%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31일 밝혔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 증권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다.
뉴욕을 거점으로 한 벨로시티는 2024년말 기준 총자산 약 12억 달러(약 1조6700억원)를 보유한 증권사다. 최근 3년간(2022~2024년) 매출 기준 연평균 성장률 25%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벨로시티 인수는 국내 보험사가 미 증권시장에 진출한 최초의 사례다. 한화생명은 이번 인수로 수익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북미 자본시장으로의 전략적 확장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융의 핵심지인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금융사로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벨로시티 마이클 로건 대표는 “한화생명의 글로벌 비전과 네트워크가 더해져 벨로시티의 성장 속도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양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충북의 산골 마을에서 여섯 명의 고등학생과 글방을 하고 있다. 보름마다 한 번 글을 써서 둘러앉아 서로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는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감상을 나누고 있는데, 은결의 합평이 들을수록 웃겼다. 평소엔 한없이 까불거리는 친구가 난데없이 중년 문학평론가가 할 법한 감상을 늘어놓기 시작한 것이다. “이 글은 신랄한 풍자와 통찰을 함유하고 있으며…” 은결이가 말할수록 옆에 있던 애들이 하나둘 킥킥대기 시작했다. 불현듯 뭔가가 떠올랐다. 내가 물었다.
“너 챗GPT니?” 은결이가 움찔했다. “헉.”
나는 당황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아, 괜찮아. 그런데 여기선 정답을 말하는 것보다 네 느낌이 더 중요해. 서툴러도 괜찮으니까, 네 말로 한번 해볼래?”
그날 글방이 끝난 후 은결이는 장문의 사과 문자를 보내왔다. 무례한 행동을 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6번이나 써서 보냈다.
그런데 기실 궁금했다. 그 친구가 잘못한 것이 있나? 처음 챗GPT가 등장했을 때, 동료들과 나는 ‘글쟁이들의 종말이 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는 챗GPT의 도움 없이 글을 쓰는 사람이 드물다. 학교에서는 국어 시간에 챗GPT로 글을 쓰는 방법을 정규 과정으로 가르치고, 나조차도 글을 쓸 때마다 챗GPT에 의견을 구한다. 전반적인 줄거리와 아이디어만 던져주고 모든 것을 챗GPT가 쓰게 하는 작가들도 있다.
그러니 잘못이 있다면 오히려 내 쪽에서 했는지도 몰랐다. 작금의 시대에 챗GPT에 무언가를 묻지 않는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처럼 보인다. 앞으로의 인재는 사람보다도 챗GPT와 얼마나 잘 소통하는가, 챗GPT를 얼마나 원활하게 운전하는가가 중요한 소양이 될 것이다. 그 와중에 한 글자 한 글자를 내가 쓰고 말해야 한다는 것은 재봉틀 앞에서 손바느질의 진정성을 어필하는 것과 닮은 것일 수 있다. 어쩌면 나는 이 친구들에게 챗GPT로 얻어낸 합평을 말하는 것을 권장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글방에서는 챗GPT로 글을 써서 모이고, 챗GPT로 얻은 의견들을 나누러 모여야 할지도 모른다. 나만의 글을 쓰고 그것을 나만의 시각으로 말해보는 것은 오리지널리티로서의 가치가 있을까. 서윤이는 학교에서 내준 세 장짜리 수행평가 과제를 몇날 며칠 고민하며 정성껏 써냈다. 고생했다는 한 줄짜리 피드백도 없이, 숫자로 평가되어 돌아온 과제를 보고 낙담했다. 좋은 점수였으나, 옆에서 챗GPT로 쉽게 과제를 써서 낸 친구와 똑같은 점수였다. 나는 궁금해졌다. 서윤이는 다음에도 그 글을 혼자 힘으로 쓸까?
때로 내가 아이들에게 주는 의견은 은결이가 받아온 챗GPT의 합평보다도 못할 때가 있다. 나는 자주 친구들의 상상력에 감탄하고 순수한 표현들에 매료되며 그 열의에 탄성을 지르기 바쁘다. 챗GPT가 있는 세상에서 엉성함과 허술함 사이를 헤엄치는 우리가 서로의 아름다움을 서툴게 짚어낸들 그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문득 두려워졌다. 나조차도혼자 힘으로 쓴 글과 챗GPT가 쓴 글을 알아봐줄 수 없다면 어쩌지?
얼마 후 은결이가 새로운 글을 써왔다. 친구들은 가자미눈부터 떴다. “이거 챗GPT가 쓴 거 아니야?” 그럴 만했다. 글이 여섯 쪽이나 되었으며, 너무나 재밌었기 때문이다. 앞에 앉아 있는 은결이가 그 글을 썼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우리는 그 글에 대해 한참 동안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떠들었다. 글방 친구들은 손바닥만 한 노트와 연필을 들고 글방에 온다. 챗GPT가 새로운 글을 쓰는 데 걸리는 몇초의 순간 안에서 우리는 보름 동안 머무른다. 그리고 무언가를 써온다. “이건 절대 챗GPT가 쓸 수 없어.” 나는 더 볼 것도 없이 확신했다. 은결이의 글은 분명 혼자의 힘으로 쓴 것이었다. 오타가 너무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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